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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인사전략

수평 조직과 HR의 역할 – 호칭 파괴 이후의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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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 조직과 HR의 역할 – 호칭 파괴 이후의 전략

최근 몇 년 사이,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님' 문화, '호칭 파괴', '수평 조직'이라는 단어들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대표님도 ‘OO님’으로 부른다", "직급 대신 이름+님", "신입사원도 대표에게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는 문화" 등 기존의 위계 중심 조직문화에서 탈피한 혁신적 시도들이 다양한 기업에서 실험되고 있죠.

하지만 단순히 호칭을 없애거나 직급 체계를 단순화한다고 해서 진정한 수평 조직이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호칭 파괴'는 시작일 뿐, 그 이후의 조직 설계와 HR 전략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수평 조직의 의미와 효과, 그에 따른 HR의 역할 변화, 그리고 실질적인 운영 전략을 심층적으로 살펴보고자 합니다.



1. 수평 조직의 개념과 진화

1-1. 수평 조직이란 무엇인가?
수평 조직(Horizontal Organization)은 의사결정 구조의 단순화, 직급 중심에서 역할 중심으로의 전환, 자율과 협업을 중시하는 운영 방식을 특징으로 합니다.

전통적인 수직 조직이 피라미드 구조를 기반으로 상명하복, 보고 체계 중심의 문화를 구축해왔다면, 수평 조직은 신속한 커뮤니케이션과 혁신 중심의 조직 운영을 목표로 합니다.

대표적인 수평 조직 문화의 사례로는 다음이 있습니다.

- 직급 대신 역할(Role)이나 프로젝트 중심의 배치
- 팀 간 장벽을 허무는 Cross-functional 조직 운영
- 실적 중심이 아닌 문제 해결력·창의성 중심 평가 시스템
- '호칭 파괴'를 통한 심리적 장벽 제거

1-2. 왜 수평 조직이 요구되는가?
수평 조직이 주목받는 이유는 다음과 같은 시대적·산업적 흐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 Z세대의 조직관 변화: 위계보다는 공정성, 자율성, 의미를 중시하는 세대의 등장
- 애자일(Agile) 방식의 확산: 속도와 민첩성이 요구되는 비즈니스 환경
- 디지털 전환과 창의성 중시: 직급보다 문제 해결과 혁신이 중요한 시대
- 하이브리드 근무의 일반화: 물리적 거리보다 관계와 협업이 중요한 조직 문화 요구

결국, 수평 조직은 단지 문화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경영 전략 그 자체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2. 호칭 파괴 이후, HR이 직면한 과제

2-1. 단순한 ‘호칭 폐지’는 조직문화 변화의 일부에 불과
호칭을 없애고 전 직원이 서로를 ‘님’이라고 부르는 문화는 심리적 거리감을 줄이고,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유도하는 데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부작용도 동반됩니다.

- 역할 모호성: 누가 책임자인지, 누가 최종 의사결정자인지 불분명해지는 현상
- 관계 갈등 회피: ‘수평’이라는 이유로 피드백을 회피하거나 비판을 어렵게 만드는 분위기
- 성과책임 분산: 프로젝트 중심 조직에서 공과가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구조

이러한 문제는 HR이 선제적으로 해결방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조직 운영의 비효율성과 리더십 부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2-2. HR의 역할 변화: 규칙 수립자가 아닌 문화 조율자로의 전환
기존의 HR은 인사제도 기획자, 채용 및 평가 운영자, 규정 관리자에 가까웠다면, 수평 조직에서는 다음과 같은 역할로 변화해야 합니다.

- 문화 촉진자(Culture Enabler): 조직 내 심리적 안전감 형성과 신뢰 기반 커뮤니케이션 문화 조성
- 관계 코치(Relationship Coach): 리더와 구성원 간, 팀 간 갈등 조율 및 피드백 문화 설계
- 자율성과 책임의 균형 설계자: 구성원의 자율적 업무 방식 속에서도 명확한 목표와 역할을 정립
- 데이터 기반 People Analytics 전문가: 직급이 없더라도 역할 기여도를 측정할 수 있는 체계적 HR 데이터 분석 필요

즉, 수평 조직에서의 HR은 단지 제도를 만들고 공지하는 것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을 함께 설계하고 문제 해결자로 작동해야 합니다.



3. 수평 조직을 위한 HR 전략 설계

3-1. 직급 대신 역할(Role) 기반 운영 설계
직급 중심 인사제도의 대안으로 ‘역할 기반 직무설계(Role-based Structure)’가 대두되고 있습니다. 각 구성원은 프로젝트나 업무 영역별로 다양한 역할을 가질 수 있으며, 그에 따라 성과 기준과 보상이 설계됩니다.

- 역할 정의는 명확하게, 책임 소재는 분명하게
- 역할에 따라 수평적이지만 성과 중심적인 평가 체계 구축
- 동일 인물이 복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유연한 구조 설계

3-2. 수평 문화에 맞는 성과 평가 체계 구축
전통적인 상대평가, 직급별 평가 방식은 수평 조직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대신 다음과 같은 평가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 OKR(Objectives & Key Results) 기반의 목표 설정
- 360도 다면평가를 통한 협업 및 리더십 평가 강화
- 피드백 문화 내재화: 정기적인 1:1 미팅, 실시간 피드백 시스템 도입

성과에 대한 평가 기준을 역할 기여도, 문제 해결력, 협업 역량 등으로 다양화해야 진정한 수평 문화가 정착됩니다.

3-3. 리더십 재정의 – 관리자 아닌 ‘서번트 리더(Servant Leader)’
수평 조직에서는 통제형 리더보다 조력자형 리더가 더 효과적입니다.

- 권위보다는 조율과 지원, 방향 제시에 강점을 둔 리더 양성
- 구성원이 의견을 낼 수 있도록 심리적 안전지대 조성
- ‘리더도 배우고 성장한다’는 인식 아래 리더십 개발 프로그램 강화

이러한 리더십 전환은 HR의 교육·코칭 기능과도 직결됩니다.



4. 수평 조직의 리스크와 지속가능한 운영 조건

4-1. 수평 조직의 리스크
수평 조직은 단기적으로는 활력과 자율성을 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다음과 같은 문제로 조직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 책임 회피 및 의사결정 지연
- 갈등 노출 부족으로 인한 내재된 불만 증가
- 경력 개발의 불투명성: 직급이 없으면 승진 경로가 모호해질 수 있음

이러한 리스크는 운영 원칙, 명확한 역할 정의, 지속적 피드백 문화를 통해 사전에 관리되어야 합니다.

4-2. 지속가능한 수평 조직을 위한 조건
- 강력한 미션과 핵심가치 공유: 조직 내 자율과 책임을 가능하게 하는 전제가 됨
- 심리적 안전감 보장: 누구나 발언하고 실수할 수 있는 분위기
- 전사적 커뮤니케이션 활성화: 정례화된 타운홀 미팅, CEO 오픈 Q&A 등
- 인재관리의 투명성과 공정성 확보: 직급이 없어도 누구나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 제공

수평 조직은 '자율과 책임'이라는 양날의 검을 다루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HR은 '조직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그 균형을 잡는 중심축이 되어야 합니다.



5. 수평 조직 이후, 진짜 HR이 시작된다

수평 조직과 호칭 파괴는 조직문화 혁신의 출발점입니다. 하지만 그 자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진정한 수평 조직은 역할의 명확성, 신뢰 기반의 커뮤니케이션, 자율 속의 책임 문화, 그리고 HR의 철저한 전략적 지원 없이는 결코 지속될 수 없습니다.

HR은 더 이상 규정의 관리자에 머무를 수 없습니다. 이제는 사람 중심의 조직 설계자이자, 문화의 코디네이터, 그리고 비즈니스 파트너로서의 전략적 HR이 요구됩니다.

조직의 방향성과 구성원의 성장, 그리고 성과의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  
그것이 수평 조직에서 HR이 해야 할 진짜 일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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